2020년 4월 13일 오후 2시 29분 서울동부지방법원 204호 법정 앞에서 그가 내게 말했다. “아이고, 또 오셨어요.” 말 높이가 낮아 ‘또 왔느냐’고 타박하거나 물었다기보다 수인사에 가까웠다. 올해 1월 29일 오전 10시 3분 같은 법원 304호 법정 앞에서 이미 한 차례 마주쳤던 터라 ‘안녕’보다 ‘또 왔느냐’고 묻는 게 더 자연스러울 수 있긴 했다.그는 방송통신위원회 박 아무개 국장. 2016년 10월부터 2019년 1월까지 2년 4개월 동안 여섯 차례 이어진 뉴스타파의 ‘100억 원대 통신기업 과징금 봐주기 의혹’ 관
동아일보가 이명박 정부 때인 2012년 5월부터 채널A 지분 소유 제한 법령을 어겼음에도 방송통신위원회는 2017년 2월까지 4년9개월 동안 알지 못했다. 2012년 5월 방통위 방송정책국장이던 김아무개씨(행정고등고시 31회)는 지금 법무법인 율촌에 있다. 2013년 7월 김씨로부터 방송정책국장 바통을 넘겨받았으되 역시 위법 행위를 모른 채 2014년 3월 채널A 방송사업 재승인 업무를 총괄한 정아무개씨(행시 31회)도 퇴직했다. 두 사람이 방통위를 떠났으니 잘못한 책임을 묻기 어렵게 됐다. 2015년 4월 정씨로부터 방송정책...
‘이런, 이석우 이사장이잖아. 망했군.’ 2016년 9월19일 오전 6시17분 성남시 복정동 이 이사장이 사는 집 앞. 그가 현관에서 불쑥 뛰어나오더니 시청자미디어재단 관용차 운전석에 올라탔다. 가벼운 운동복 차림으로 뛰듯 걸어온 게 이석우 이사장일 줄이야. 관용차 운전원이 오지도 않았을 때인지라 기자는 느긋이 그가 출근하는 모습을 더 잘 볼 수 있을 곳을 찾아 자리를 옮기던 순간이었다. 얼결에 차를 뒤로 빼는 척 얼굴을 돌리긴 했지만 아무래도 이 이사장이 코앞 기자를 알아봤을 성싶었다. 그날 이석우 이사장은 운전원 없이 스스...